2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시장이 있다. 김천 민선자치의 출발을 이끈 박팔용 전 김천시장이다.
▲김천인터넷뉴스 보도 사진
요즘처럼 인심이 메말라가고 삭막한 시대에, 퇴임 20년이 지난 팔순의 인물을 누가 기억하고 관심을 가질까 싶지만 그를 잊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팔순 잔치를 열어주려 했으나 박 전 시장은 “마음만 받겠다”며 끝내 고사했다. 이에 후배 50여 명이 뜻을 모아 5천여만 원의 여행 경비를 마련하고, 잔치 대신 박 전 시장 내외에게 북유럽 크루즈 20일 여행을 선물하기로 했다.
▲팔순기념 감사패 사진
후배들이 이런 마음을 모은 이유는 단순히 그가 민선 초대 시장이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그의 삶은 ‘베풀며 살아온 인생’이었다. 청년 시절부터 주변 사람들을 챙기며 살았고, 어려운 후배에게는 직장을 알아봐 주고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금전적인 도움도 아끼지 않았다. 작은 일이라도 선후배와 지인의 일이라면 직접 뛰어다니며 해결하려 했던 사람이라는 기억이 주변에 오래 남아 있다. 정작 자신의 생활은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검소한 모습이었기에 이를 안타깝게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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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인 출신인 그는 대한유도회 유도 9단으로 이름을 알렸고, 이후 경북도의원을 거쳐 지방자치 부활 이후 김천의 첫 민선 시장이 됐다.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경북에서 무소속으로 3선 시장을 지낸 것은 지금까지도 쉽게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평가된다. 그의 불같은 열정과 김천의 미래를 위해 전력을 다해 일했던 행정가로서의 모습이 시민들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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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재임 시절 김천은 굵직한 변화를 맞았다. 대표적인 것이 경북혁신도시 유치다. 혁신도시 1차 사전심사에서 당시 경북 20개 시군 가운데 김천은 경산 1위, 구미 2위, 포항 3위, 상주, 안동, 영천 다음으로 김천시는 7위였다. 그러나 시민 역량을 결집한 총력 유치전 끝에 김천은 혁신도시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의 김천 혁신도시는 도시의 경제와 인구 구조를 바꾼 가장 큰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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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유치 역시 김천 행정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인구 15만 명의 소도시가 전국체전을 개최한 것은 당시로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경북에서는 구미시 40만, 전국에서는 수원시 110만, 부천시 80만과 경쟁을 했으나, 박 전 시장은 대한체육회와 각 종목 단체 인사들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투표 방식의 개최지 결정을 이끌어 냈고, 그 결과 김천이 개최지로 선정되는 대이변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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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기 김천시는 행정·환경·문화·체육 등 여러 분야에서 각종 상을 받으며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역동적인 도시로 평가됐다. 전국 시장·군수 개인 평가에서 최우수 시장으로 선정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많은 시민들은 지금도 그 시기를 “김천이 가장 활기차게 움직이던 시기”로 기억하고 있으며, 당시 조성된 시설과 기반은 지금까지 김천 발전의 중요한 토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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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박팔용 전 시장의 리더십 아래 유치한 ‘KTX 김천(구미)역’은 김천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고, 이를 통해 혁신도시 유치도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 나아가 그는 혁신도시의 성공을 위해 4년제 대학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청와대 이강철 수석과 문희상 대통령비서실장을 직접 찾아가 이를 설명했고, 그 내용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전국 6개 지역이 4년제 대학 승격을 신청한 가운데 김천시만이 유일하게 승격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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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후 대학이 이단 종교 단체에 매각되는 상황을 보며 그는 김천의 정체성과 역동성이 약화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지역 대학이 김천 발전과 함께 명문대학으로 성장하기를 바랐는데 안타까운 일”이라며 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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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올해 팔순을 맞아 후배들이 마련한 여행은 단순한 축하를 넘어 한 시대 김천의 변화를 이끌었던 인물을 기억하는 감사의 표현이었다. 박 전 시장은 여행 경비를 돌려주라고 할 정도로 극구 사양했지만, 후배들은 “십시일반 모은 마음이니 꼭 다녀오셔야 한다”며 만류했고 결국 감사의 뜻을 받아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박 전 시장은 후배들에게 “잊지 않고 마음을 모아줘 고맙다”며 “그 마음을 오래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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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2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그는 여전히 ‘불같이 일하던 시장’으로 남아 있다. 김천혁신도시와 KTX 김천(구미)역, 전국체전 유치라는 세 가지 성과는 지금도 김천 발전의 상징으로 남아 있으며 그의 이름과 함께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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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민선자치의 초석을 놓은 박팔용 시장의 여정을 살펴보면, 대한체육과학대학교(현 용인대학교)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행정대학원과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했으며, 명예 정치학박사와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한유도회 유도 9단으로 체육계에서 활동하며 전국 체육인들과 폭넓은 인맥을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상북도의원을 거쳐 지방자치 부활 이후 김천시 제1대 민선시장에 당선됐다. 이후 재선과 삼선에 성공하며 약 11년간 김천 시정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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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기간 동안 경북혁신도시, KTX역사 유치와 전국체전 개최를 비롯해 종합스포츠타운 조성, 도시 기반 도로망 확충, 문화예술회관과 체육시설 정비 등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했다. 또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업 기반 조성과 교육·문화 인프라 확충에도 힘을 쏟으며 김천을 경북 내 대표적인 성장 도시로 이끄는 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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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성과로 김천시는 행정도시 최우수시, 환경자치경영대상, 환경농업대상, 도시환경문화대상, 지속가능한 도시대상, 한국조경대상, 문화예술 최우수시상, 전국 스포츠도시 대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국적인 평가를 받았다. 박 전 시장 개인 역시 전국 최우수 시장, 전국 기초단체장 개인 평가 1위, 민선자치단체장 10년 평가 1위, 21세기 한국인상 등을 수상했으며, 경북 최고 체육상, 자랑스러운 경북인상, 경북을 빛낸 인물로 선정되는 등 행정가와 체육인으로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방자치가 막 시작된 혼란의 시기 속에서도 강한 추진력과 시민 중심 행정을 바탕으로 도시 발전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는 지금도 많은 시민들에게 김천 민선자치의 상징적인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