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폐합을 하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그런 걱정을 왜 했나 싶을 정도입니다.“
구성초·지례초·부항초등학교가 지난해 통합돼 지례초등학교 부지에 새롭게 문을 연 지품천초등학교. 학교 통합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찬반 논란이 적지 않았지만, 실제 통합을 경험한 학부모들의 평가는 너무나도 긍정적이었다.
본지는 최근 진익선 지품천초 학부모회장, 장용숙 운영위원장, 김은아 운영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신규·이민정·나현숙·김명옥 학부모 등 7명을 만나 통폐합 이후 달라진 점과 아쉬운 점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진익선 학부모회장이 진행을 맡았고, 참석한 학부모들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의견을 나눴다.
"가장 큰 변화는 복식수업이 사라진 것“
진익선 학부모회장은 통폐합의 가장 큰 성과로 교육의 질 향상을 꼽았다.
"학생 수가 적을 때는 복식수업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통합 이후에는 학년별 정상적인 수업이 가능해졌고, 아이들이 더욱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다른 학부모들도 공감했다.
김은아 부위원장은 "수업의 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 역시 향상되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정 학부모는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친구들과 함께 배우고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학교생활이 훨씬 활기차졌다"고 평가했다.
"친구가 많아진 것이 아이들에게 가장 큰 선물“
학부모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또 다른 변화는 교우관계였다.
나현숙 학부모는 "예전에는 같은 학년 친구가 몇 명 되지 않아 관계 형성이 제한적이었다"며 "지금은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회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김명옥 학부모도 "아이들에게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성장하는 경험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며 "통합학교가 되면서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늘었고 학교생활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진익선 학부모 회장
"학생 1인당 연 400만 원 교육비 지원도 큰 도움“
통합학교만의 다양한 지원제도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장용숙 운영위원장은 "학생 1인당 연간 약 400만 원의 교육비가 지원돼 학습은 물론 예체능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가정의 교육비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김신규 학부모는 "통폐합 지원기금과 각종 인센티브를 활용하면 도시 못지않은 교육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최근 물가 상승을 반영해 교육지원비가 연 30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인상된 것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있다…공사는 방학 중 끝냈으면“
학부모들은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통폐합 이후 학교시설 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진익선 회장은 "통폐합 결정 과정이 길어지고 찬반 갈등이 이어지면서 시설공사를 미리 진행하기란 실질적으로 어렵다"며 "결국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동안 공사가 이뤄져 다소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장용숙 위원장도 "통폐합이 불가피한 일이라면 결정을 미루기보다 신속히 추진해 방학 기간 동안 시설 개선을 마친 뒤 새 학기를 시작하는 것이 아이들을 위해 더욱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일부 학부모들은 "통학거리가 다소 늘어난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통학 지원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큰 불편은 없다"며 "통폐합 과정에서 영향을 받는 교직원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함께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통폐합을 미룰수록 아이들만 손해“
학부모들은 학생 수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학교 통합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진익선 회장은 "학생 수가 더 줄어 복식수업이 일반화된 뒤 통합하는 것보다 교육환경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을 때 미리 추진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지역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교육의 중심은 결국 아이들"이라며 "어른들의 감정보다 아이들의 미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폐합이 무산됐던 학부모들의 후회“
인터뷰에서는 과거 통폐합이 무산됐던 대덕초등학교 사례도 언급됐다.
참석한 학부모 가운데 한 명은 "당시 통폐합이 이뤄지지 않았던 일부 학부모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아쉬움을 많이 표현했다"며 "학교의 배려로 지품천초로 전학을 선택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막상 통합학교를 경험해 보니 교육환경과 교육지원, 교우관계 등 여러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아 '조금 더 빨리 결정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미래“
인터뷰에 참석한 7명의 학부모들은 대부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학교 통폐합은 지역사회에서는 민감한 문제일 수 있지만, 학생 수 감소가 계속되는 현실에서는 아이들이 더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학교 통폐합은 학교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더 좋게 만드는 과정"이라며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도 학생 중심의 논의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