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열린 ‘2026 김천포도축제’가 의전을 줄이고 농업인과 관광객을 앞세운 ‘3무(無) 실속 축제’에 물놀이와 휴식, 먹거리와 농특산물 판매를 결합하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좋은 호응을 얻었다.
김천시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김천종합스포츠타운 일원에서 열린 ‘2026 김천포도축제’에는 10만 명 이상의 시민과 관광객이 찾은 것으로 관련 업체와 경찰이 잠정 집계했다.
올해 축제의 가장 큰 변화는 한여름 더위를 피하기보다 오히려 여름을 즐기는 ‘체류형 축제’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축제장 곳곳에 쿨링존과 물놀이 공간을 마련하고 물안개가 나오는 포도터널과 그늘막, 대형텐트 등을 설치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머물며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포도에만 머물지 않고 자두와 복숭아까지 김천의 대표 여름 과일을 한자리에서 선보인 것도 특징이다. 엄선된 지역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면서 일부 판매장에는 긴 구매 행렬이 이어졌고, 준비한 물량이 매진되기도 했다.
축제장의 발길을 실제 소비로 연결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다. 농특산물과 먹거리 구매 금액에 따라 보상을 제공해 소비를 유도했으며, 김천시에 따르면 팜파티존에서 농산물을 판매한 한 농가는 축제 기간 1천만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먹거리 역시 지역 농산물과 연계했다. 김천시가공연합회가 운영한 디저트카페에서는 ‘과일천국 빙수’ 등 축제를 위해 개발한 메뉴를 선보였으며, 김천축협의 ‘우뚝! 한우’ 홍보부스에서는 한우 불고기와 큐브 스테이크 등 시식행사를 통해 방문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기존 축제에서 반복되던 대규모 개막식을 없애고 내빈 소개와 긴 축사 등 의전을 줄인 ‘3무(無) 실속 축제’였다. 대신 포도품평회 시상식과 김천포도회·한국포도회가 주관한 ‘전국 포도 심포지엄’을 열어 포도산업의 현황과 발전 방향을 농업인들과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는 축제의 주인공을 내빈이나 무대가 아니라 농업인과 관광객에게 돌려주겠다는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날과 둘째 날 많은 방문객이 축제장을 찾았고, 농산물 판매와 먹거리, 체험과 휴식을 하나의 공간에 묶으면서 기존 농산물축제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번 축제가 농특산물 판매와 소상공인 매출 등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배낙호 김천시장은 “올해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무더운 여름에도 시원하고 편안하게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변화를 시도했다”며 “포도뿐 아니라 자두와 복숭아까지 김천의 맛있는 여름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한 만큼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올해 김천포도축제는 과감한 변화를 통해 단순히 포도를 판매하는 농산물축제에서 벗어나 볼거리와 체험, 휴식과 먹거리, 농산물 소비를 하나로 묶는 여름형 축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관행적인 의전을 걷어내고 농업인과 관광객을 앞세운 변화는 다른 지역 축제와 차별화할 수 있는 김천만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올해의 변화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는 것이다. 잘된 변화는 더욱 키우고 현장에서 드러난 부족한 부분은 과감하게 보완해야 한다. 그렇게 한 걸음씩 발전한다면 2027년 김천포도축제는 농민에게는 실질적인 판로가 되고, 관광객에게는 다시 찾고 싶은 김천의 대표 여름축제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