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자신의 이름을 농산물 브랜드에 내건다는 것은 그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다. 김천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이창원 씨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리미엄 복숭아 ‘농부 이창원’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김천시 복숭아연합회 전임 회장을 지낸 이창원 씨는 오랜 재배 경험과 자신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당도와 식감, 향을 고루 갖춘 고품질 복숭아 생산에 정성을 쏟고 있다. 수확량을 늘리기보다 소비자가 한입 먹었을 때 “역시 김천 복숭아”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품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김천종합스포츠타운 일원에서 열린 ‘2026 김천포도축제’에서는 김천 복숭아를 대표해 시식과 판매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포도가 주인공인 축제장이었지만 잘 익은 복숭아 특유의 향과 풍부한 과즙, 높은 당도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시식에 참여한 방문객들은 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에 좋은 반응을 보였고, 맛을 본 뒤 현장에서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농부 이창원 복숭아’의 가장 큰 경쟁력은 생산자의 이름 자체가 품질에 대한 약속이라는 데 있다. 농산물도 이제 산지와 품종을 넘어 누가, 어떤 철학과 기술로 재배했느냐가 하나의 브랜드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창원 씨는 “내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만큼 한 상자, 한 상자에 책임을 진다는 마음으로 복숭아를 키우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김천 복숭아를 한번 맛보고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좋은 품질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겨울에도 복숭아를 생산에서 직거래까지
이창원 농가의 도전은 여름에 머물지 않는다. 대형 하우스 시설과 축적된 재배기술을 바탕으로 한겨울에도 복숭아를 생산, 김천 복숭아의 계절을 넓혀가고 있다.
겨울 복숭아는 일반적인 노지재배와 달리 온도와 습도, 일조량은 물론 개화와 착과, 숙성에 이르기까지 생육 전 과정에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단순히 출하 시기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오랜 경험과 시설재배 기술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농사다.
이렇게 생산한 겨울 복숭아는 특정 납품업체에는 업체의 브랜드 ‘형상홍도’라는 이름으로 공급하고, 소비자에게는 ‘김천과일농부아들’을 통해 직접 판매하고 있다. 생산에서 납품, 온라인 직거래까지 판로를 다변화하면서 겨울 복숭아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김천과일농부아들’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인터넷을 통해 산지에서 전국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이창원 농가의 온라인 판매 창구다. 소비자는 생산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복숭아를 구매할 수 있고, 농가는 중간 유통과정을 줄이면서 소비자의 평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한번 맛을 본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해 다시 주문할 수 있어 복숭아의 맛과 품질에 대한 신뢰가 곧 재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겨울철 복숭아 생산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의미는 더욱 커진다. 여름에 집중된 복숭아 출하시기를 분산해 새로운 농가 소득원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복숭아는 여름 과일’이라는 기존의 인식까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원 씨가 겨울 복숭아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희소성보다 품질이다. 한겨울에 복숭아가 생산된다는 사실만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당도와 향, 식감을 갖춰 소비자가 다시 찾는 복숭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한여름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농부 이창원’으로 품질을 책임지고, 한겨울에는 시설재배로 복숭아의 계절을 넓힌다. 그렇게 생산한 복숭아는 납품처에는 ‘형상홍도’, 전국 소비자에게는 ‘김천과일농부아들’을 통해 전달된다.
이름을 건다는 것은 품질을 약속하는 일이고, 한겨울에 복숭아를 생산한다는 것은 농부의 경험과 기술로 계절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이다.
이창원 씨의 도전은 이제 맛있는 복숭아 한 상자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름에서 겨울까지, 농장에서 소비자의 식탁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김천 복숭아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