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50대에 지방에 농지나 임야 1,000평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그냥 가지고 있으면서 땅값이 오르기를 기다릴까요. 팔아서 현금화할까요. 아니면 개발해서 노후에 활용할까요.
토목설계 일을 하면서 많은 토지를 검토해 보면 땅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그 땅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50대 이후라면 단순히 땅값 상승만 기대하기보다 앞으로 노후에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농지나 임야 1,000평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고 토목설계사의 입장에서 현실적인 활용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1. 땅 1,000평 있다고 무조건 개발하면 안 됩니다
가장 먼저 강조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땅이 있다고 무조건 개발부터 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개발에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갑니다. 토목설계비와 각종 인허가 비용부터 토목공사비, 농지보전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경사가 있는 토지는 절·성토, 옹벽, 배수시설 등으로 인해 예상보다 공사비가 크게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발비로 1억 원을 투자했는데 개발 후 토지가치가 그만큼 올라가지 않는다면 굳이 개발할 이유가 있을까요.
따라서 개발에 앞서 ‘왜 개발하는가?’라는 목적부터 분명하게 정해야 합니다.
2. 가장 먼저 위치와 주변 개발 상황부터 봐야 합니다
땅을 볼 때 현재 모습만 봐서는 안 됩니다.
주변에 어떤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지, 생활권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도시기본계획이나 도시관리계획 등 관련 계획을 확인하고, 지방자치단체의 공고·공람 자료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이 도로입니다.
도로는 단순히 현재 개발할 수 있느냐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향후 토지를 매각할 때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도로 접근성이 떨어지고 활용하기 어려운 땅이라면 나중에 현금화하고 싶을 때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토지의 현재 가치뿐 아니라 향후 매각 가능성까지 고려해 도로 여건을 살펴야 합니다.
3. 용도지역과 행위제한을 확인해야 합니다
땅이 1,000평 있다고 해서 1,000평을 모두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농지라면 농업진흥지역 여부 등을 살펴야 하고, 임야라면 보전산지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용도지역도 중요합니다. 계획관리지역인지, 생산관리지역인지, 농림지역인지 등에 따라 가능한 개발행위와 건축물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임야의 경우에는 여기에 경사도, 표고, 입목 상태와 산지 관련 규제 등도 추가로 검토해야 합니다.
결국 토지 활용의 첫 단계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가 아니라 “이 땅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농지 1,000평이 있다면 이렇게 봐야 합니다
농지는 단순히 농사를 짓거나 팔아야 하는 토지만은 아닙니다. 토지 조건과 관련 법령이 맞는다면 다양한 활용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① 직접 농업에 활용
농업을 직접 할 계획이라면 기존 작물뿐만 아니라 스마트팜 등 새로운 영농방식과 관련 지원사업을 함께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농촌체류형 쉼터 등 농지와 연계할 수 있는 제도 역시 실제 이용 목적과 설치 요건을 확인해 활용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② 관광농원·야영장 등과 연계
입지가 좋고 주변에 관광수요가 있다면 농업과 체험·관광을 연결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관광농원이나 야영장 등을 검토하고 농산물 직거래나 온라인 판매와 연계한다면 단순 농산물 생산에서 벗어나 토지 자체의 활용가치를 높이는 방향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농지에서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용도지역과 입지 조건, 농지법을 비롯한 개별 법령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③ 태양광 발전사업
농지의 위치와 조건에 따라 태양광 사업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상 수익만 먼저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허가 가능 여부 → 계통연계 → 실제 투자비 → 예상 순수익 이 순서로 검토해야 합니다.
태양광은 예상 발전수익만 보고 접근하기보다 실제 허가가 가능한지, 계통연계가 가능한지, 총투자비를 제외하고 어느 정도의 순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임야 1,000평이 있다면?
임야는 농지와 접근 방법이 조금 다릅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개발할 수 있는 임야인가?’입니다.
① 보전산지부터 확인
임야라고 모두 똑같은 임야가 아닙니다.
보전산지인지 준보전산지인지, 보전산지라면 임업용산지인지 공익용산지인지 등에 따라 이용과 개발에 상당한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야를 활용하거나 개발하려면 무엇보다 관련 규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② 경사와 지형을 봐야 합니다
임야 개발에서는 땅값보다 토목공사비가 더 큰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사가 심한 임야를 저렴하게 매입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막상 개발하려고 보니 대규모 절토와 성토가 필요하고 옹벽과 배수시설까지 설치해야 한다면 공사비가 크게 증가합니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급경사지 부분을 무리하게 개발하기보다 사업구역에서 제외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임야는 싸게 샀다고 좋은 땅이 아닙니다. 땅값보다 개발비가 더 들어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임야는 매입가격보다 실제 개발 가능성과 향후 들어갈 토목공사비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50대라면 ‘땅값’보다 현금흐름을 봐야 합니다
50대에 땅 1,000평을 가지고 있다면 “이 땅이 앞으로 얼마나 오를까?”만 봐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이 땅이 앞으로 나에게 돈을 만들어 줄 수 있는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 직접 활용해서 소득을 만들 것인가?
농업·체험·판매 등 토지를 직접 활용하면서 소득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둘째, 개발해서 임대·사업소득을 만들 것인가?
토지 조건에 맞는 시설이나 사업을 검토해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셋째, 활용가치가 없다면 매각할 것인가?
보유한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장기간 활용 가능성이 낮다면 매각해서 다른 수익자산으로 전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노후에는 땅값이 아무리 올라도 팔지 않으면 당장 현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자산가격과 함께 현금흐름을 만드는 능력도 같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토목설계사가 보는 최종 판단
50대에 지방에 땅 1,000평을 가지고 있다면 무조건 개발부터 하기보다는 먼저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 앞으로 팔릴 땅인가?
도로와 입지, 주변 수요를 보고 향후 현금화 가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아무리 가격이 올라도 정작 필요할 때 팔리지 않는다면 노후자산으로서의 활용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개발비를 투입할 가치가 있는가?
1억 원을 투자한다면 그 이상의 가치 또는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계산해 봐야 합니다. 개발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셋째, 노후에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가?
직접 이용할 것인지, 임대할 것인지, 사업에 활용할 것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모두에서 답을 찾기 어렵다면 무리하게 개발하기보다 매각도 검토해야 합니다.
토지는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노후자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발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투자한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는지, 필요할 때 현금화할 수 있는지를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결국 노후를 위한 토지는 얼마짜리 땅을 가지고 있느냐보다 그 땅이 나에게 어떤 가치를 만들어 주느냐가 더 중요합니다.